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종반부에 접어들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다시금 눈을 뗄 수 없었던 명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주인공 아이유의 결혼식 장면이죠. 수많은 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반짝이는 색종이들이 흩날리는 그 순간.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아이유의 모습은 단숨에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 장면이 담긴 배경, 어디인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바로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가실성당'이었습니다.
아이유가 걸어간 그 길, 가실성당
1923년에 건립된 가실성당은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으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산과 하늘을 배경으로 고요하게 서 있는 성당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죠.
드라마 속 아이유가 아버지와 함께 입장하는 장면은 바로 이 가실성당의 앞마당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벚꽃나무와 조화를 이루는 성모상, 그리고 시간의 흔적을 머금은 성당의 외관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웨딩 씬을 완성시켰습니다.
두 성당, 두 감정의 공간
흥미로운 사실은 드라마 속 결혼식 장면이 두 개의 성당에서 나눠 촬영되었다는 점입니다. 아이유가 입장하는 장면은 칠곡의 가실성당에서, 내부에서 눈물 흘리며 예식을 치르는 장면은 대구에 위치한 계산성당에서 촬영되었어요.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은 장소는 단연 가실성당입니다. 그 이유는 성당이 품고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움 때문일 거예요.
감동의 배경엔 깊은 역사가 있다
가실성당이 위치한 가실마을은 천주교 박해 시절, 신앙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숨어 지냈던 역사의 땅입니다. 이들이 넘었던 고개, ‘한티재’는 지금도 순례자의 길로 남아 있으며, 성당 주변의 길은 ‘한티 가는 길’이라 불리며 많은 이들이 조용히 걷는 순례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죠.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이 성당은 단지 드라마의 촬영지가 아닌, 오랜 시간 지역과 신앙의 중심으로 자리잡아온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SNS 명소로 떠오른 ‘아이유 결혼식 성당’
드라마 방영 이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SNS에는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과 웨딩 촬영을 진행하는 커플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고, ‘아이유 결혼식 성당’, ‘가실성당 인증샷’ 등의 해시태그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칠곡군은 이와 같은 반응에 발맞춰, 가실성당이 드라마 속 결혼식 장소임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를 검토 중이며, 드라마 속 장면처럼 웃는 모습을 재현해 올리는 ‘가실성당 웨딩 챌린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5월, 이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축제
오는 5월에는 칠곡군에서 가톨릭 문화축제인 ‘홀리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입니다. 가실성당을 비롯한 지역 내 천주교 문화 유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신앙과 문화, 그리고 드라마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따뜻한 봄날, 아이유가 걸었던 그 길을 직접 걸어보며, 오랜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 속에서 새로운 감동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진짜 ‘가볼 만한 곳’, 칠곡 가실성당
사람들의 발걸음이 머무는 곳엔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한 드라마 배경지가 아닌, 역사와 신앙, 그리고 감성이 어우러진 공간. 바로 그것이 경북 칠곡의 가실성당입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에서 감동을 주었던 그 장면을 현실에서 마주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엔 조용히 가실마을로 떠나보세요. 그 길 끝에서, 마치 한 편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당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