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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둥실 이것저것 리뷰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땅꺼짐 사고(싱크홀), 사회적 재난 아니다?

by 김둥실.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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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 곳곳에서 땅꺼짐 사고, 즉 싱크홀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두 번의 일회성 사고가 아니라, 도심 한복판에서, 공사 중인 현장에서, 심지어는 주거지 인근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사고들입니다.

 

사람들은 “우리 동네는 안전할까?”, “지나다가 갑자기 도로가 무너지면 어떡하지?”라며 걱정을 쏟아내고 있고, 실제로 최근 뉴스에서도 싱크홀 사고 관련 보도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명백한 위협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근 한 달 사이 발생한 주요 싱크홀 사고

  • 2024년 3월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는 지름과 깊이가 각각 20m에 달하는 초대형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던 시민 한 분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 4월 11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이 붕괴되는 사고 발생
  • 4월 13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 도시철도 공사장과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동시다발적 땅꺼짐
  • 4월 16일, 서울 압구정역과 돌곶이역 인근 도로에서 지반 침하 의심 신고 접수 → 교통 통제

이처럼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간차도 거의 없이 발생하는 땅꺼짐 사고는 이제 단순한 우연이 아닌 명백한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전국적으로 2,085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하니, 단순한 자연현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겠죠.


📌 왜 싱크홀이 자주 생기고 있을까?

1. 노후된 하수관 문제 🔧

전국 싱크홀 사고 중 절반에 가까운 원인은 바로 노후 하수관 파손입니다. 서울시 기준, 전체 하수관의 약 30%가 설치된 지 50년 이상 되었으며, 이로 인해 하수관이 깨지면서 물이 새고 흙이 씻겨나가 지반이 무너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사고는 보통 주택가, 오래된 도심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데요, 특히 장마철이나 갑작스러운 대량 수압 발생 시 더 위험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하수관을 교체하거나 정비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며, 지자체마다 관리 상태가 크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2. 부실한 지하 공사 🚧

최근 문제의 중심에는 무분별한 지하 공사가 있습니다. 특히 도시철도나 지하차도 공사 과정에서 공법 생략, 설계 미비, 빼먹기 수법안전을 무시한 부실 시공 사례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사고의 경우, 터널을 뚫을 때 지반을 단단하게 해주는 약액 주입 공정을 생략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광명시 신안산선 사고 역시 기반 조건에 맞지 않는 공법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지적하며, 강력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크홀은 ‘사회적 재난’이 아니다?

 

이러한 땅꺼짐 사고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싱크홀은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법에서 정의한 ‘붕괴’는 건물 붕괴 등 구조물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면

  • 지자체의 예방 관리 소홀: 서울시 자치구 대부분이 ‘지하안전관리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서울시 본 계획을 복붙하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음
  • 정부 대응 지연: 2022년부터 시행된 ‘지하안전관리 특별법’도 실질적 대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 국토부는 최근에서야 용역을 발주한 상황
  • 피해 보상 제한: 사회재난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땅꺼짐 사고 피해자들은 원칙적으로 시민안전보험 대상에서 제외. 명일동 사고 피해자에 대해서도 처음엔 보상 제외 방침이었으나, 여론의 압박으로 결국 예외 적용 결정

이처럼 제도적인 공백이 계속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제는 단순히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응을 잘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사고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1. 재난 정의의 전면 재정비
    → 싱크홀과 같은 사고도 명확하게 ‘사회적 재난’에 포함시켜야 함
  2. 지하안전 실태 전수조사 및 예산 확대
    → 하수관 정비, 공법 점검, 지하공사 현장 감독을 강화해야
  3. 피해 보상 체계 정비
    → 단순히 예외 적용이 아닌, 모든 시민에게 적용 가능한 보상 체계 필요

📝 마무리하며

 

잇따르는 싱크홀 사고,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협 앞에서 우리는 제도적 안전망과 선제적인 예방책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걷는 길 아래,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 동네는 괜찮겠지”라는 생각 대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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