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상상에 상상을 더하는
나는 자기 전에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 잠이 든다고 전에도 말한 적이 있었다. 로또 1등부터 초능력 등 다양한 상상을 하는데 요즘 꽂힌 것은 데드풀처럼 "무한한 초재생능력을 가져서 절대 죽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였다.
웃긴 건 이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상상력으로는 무한한 초재생능력이 피로도에도 적용되어 잠을 자지 않아도 쌩쌩할 테고 그럼 나는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 ‘라는 노예근성 가득한 보잘것없는 결론에 만족하며 잠에 들곤 했다. 무한한 초재생능력을 가졌음에도 고작 투잡 뛸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니, 근데 그거로 만족한다니 지금 리뷰를 쓰면서도 참 보잘것없다 생각이 드는데 또 그런대로 마음에 들기도 한다.
일단 피곤하지 않잖아. 잠을 안 자면서 뭔가를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인지 실제로 가능하다면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능력 같다. 물론 그 쓰임이 보잘것없긴 하지만 말이다.
영화 미키17의 원작 소설, <미키7>
아무튼 갑자기 상상 이야기를 왜 했냐면 이런 상상력을 극대화해서 만들어 낸 세계관이 너무 참신하고 기발해서 감탄이 나오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 2025년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연 배우고 무려 로버트 패틴슨. 영화 미키17 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헐크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도 나온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그간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라고 해서 어떤 스케일이 나올지 기대가 되는 영화기도 하다. 오늘 리뷰할 "미키7"은 그 영화의 원작이 되는 SF 소설이다.
소설 <미키7> 줄거리
사실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소설‘ 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궁금했던 책이었는데 솔직히 집중하기까지 조금 어려웠다. 우주적이고 이과적인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 문과인 나로서는 이 단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소설에 빠져들 수 있었다.
대충 지구 대신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 사람들이 있는데, 주인공은 일련의 사정으로 그중에서도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복제 인간을 자의 반 타의 반 지원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펼쳐지는 이야기로 이해했다. 핵심은 ’미키‘라는 인물이 죽으면 그다음 미키2가 이전의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나고, 미키2가 죽으면 미키3, 미키4 ··· 이렇게 여러 번의 죽음을 통해 기억이 누적되고 미키의 시행착오를 통해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 같았다.
이런 설정이 근데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 꽤 많이 있다. 실험용 동물, 총알받이, 임상실험 뭐 이런 결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면 말고. 더불어 이를 대하는 주변인들의 태도를 통해 인간 군상을 알 수 있었다는 철학적인 ··· 잘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소모품처럼 계속 되는 미키, 그들은 하나일까?
총인원이 180명이 조금 안 되는 인구 속에서 한 명 한 명이 소중하지만 미키는 익스펜더블(소모품)이라서 유일하게 ’죽음‘이 무겁지 않아 보이지만 과연 미키1과 2, 3, 4 ··· 이들이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지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도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이런 뭔가 철학적인 접근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떠나서 전체적인 줄거리는 ’미키 시리즈‘의 프리퀄을 본 것 같았다. MCU의 초기, 히어로의 근원을 다루는 첫 번째 영화들(ex. 퍼스트 어벤저)처럼 세계관을 설정하고 캐릭터를 설명하고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한 책 같았다. 이미 두 번째 책, "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가 나왔고 여기서는 좀 더 그 세계관과 주인공에 대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키7>은 시작, <미키7:반물질의 블루스>도 기대
그래도 과학적인 ··· 그런 어려운 부분을 떠나서 전체적인 책의 분위기나 문체는 쉽게 읽을 수 있어서 공부하듯이 보지는 않았다. 이해 안 가는 부분은 그냥 휙휙 넘어가고 상황이 어떤지, 미키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시시각각 바뀌는 그의 처지에 공감하며 짜릿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영화도 궁금하고 두 번째 책도 궁금해서 고민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뻔한 영화나 드라마에 질렸다면 신선한 소재로 만들어진 세상을 한 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당연히 너무나 추천한다는 말과 함께 소설의 리뷰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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