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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둥실 영화&드라마 리뷰

<흑백요리사> 최고의 넷플릭스 서바이벌, 시즌2가 기대되는 시리즈

by 김둥실.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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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바이벌이야?

처음 공개됐을 때는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너무 재밌다고 해서 생각 없이 봤다가 그다음부터 공개되는 날에는 어김없이 새벽에 잠들었던 넷플릭스 시리즈였습니다. 너무 많은 서바이벌이 나왔고, 특히 요리 서바이벌은 마셰코 같은 느낌이겠거니 했는데 모든 서바이벌 예능 통틀어서도 새로운 시도였고 새로운 형식이었기에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참가 셰프들의 스토리까지.

조금은 특별한 서바이벌

흑백을 나누고 80명과 20명으로 나눈 형식을 봤을 때는 솔직히 ”이거 또 뻔한 언더독의 반란 이런 느낌 내나보다“ 싶었다. 흑수저 셰프들이 백수저 셰프들을 꺾으면서 ’우리도 같은 셰프다!‘, ’요리는 다 똑같다!' 이런 메시지를 던질 줄 알았습니다. 뭐 결과적으로 그런 메시지를 던진 것은 맞지만, 그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뻔할 거라고 생각했던 얕은 내 인식과 고정관념을 뒤틀어서 보다 깊이 있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셰프 참가자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셰프는 초반에는 최현석 셰프였습니다. 서바이벌과 방송에 최적화되어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둬내는, 소위 말해 ’꾼‘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그다음으로 눈길이 갔던 셰프는 단연 에드워드 리 셰프. 일대일 배틀에서부터 뭔가는 달라 보였는데 그는 방송과는 별개로 자기 자신만의 싸움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셰프들이 ”내가 잘하는 것 하자“, ”내가 하고 싶은 것 하자“ 라고 생각할 때, 에드워드 리 셰프는 ”내가 안 했던 것이 있나“, ”내가 도전하지 않은 것이 있나“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방송과는 별개로 처음부터 에드워드 리 셰프가 스스로 만든 서사가 가장 멋있었습니다.

가장 먹어보고 싶은 요리

흑백요리사에 나온 요리 중에서 가장 먹어보고 싶은 요리는 무엇일까요? 저는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철가방 요리사의 동파육입니다. 항상 뷔페로만 접해왔을 뿐, 진짜 동파육을 먹어보지 않은 저로서는 제대로 만든 동파육은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종영 이후 철가방 요리사의 중국집은 방문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데, 다녀온 사람들이 모두 한결같이 극찬하는 것을 보며 더욱 궁금해진 음식입니다.

두 번째는 에드워드 리 셰프의 '두부 지옥' 요리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자신만의 싸움을 해온 그는 두부 지옥 미션에서 하나의 코스요리를 만들어 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음식의 맛이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다기보다는 에드워드 리 셰프가 '두부'라는 하나의 컨셉을 갖고 만들어낸 코스이기에 그 코스 요리를 모두 먹어본다면 어떤 기분일지가 궁금했습니다. 미션을 끝내고 앞치마를 던지는 그의 모습이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라는 소심하고 귀여운 환호 같아서 멋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요리는 레스토랑 미션에서 나왔던 음식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랍스터 짬뽕은 정말 궁금했고, 이모카세가 굽는 김도 대체 어떻길래 다들 저렇게 열광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그곳을 방문한 인플루언서들은 콘텐츠를 위해서라도 정말 많고 다양한 음식들을 먹어봤음에도 불구하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이렇게 보니 요리사라는 직업도 참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흑백요리사, 서바이벌을 가장한 드라마... 일지도?

결국 서바이벌이라는 형식과 흑과 백이라는 극단적인 것들은 요소만 빌려왔을 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두가 실력자고 각자 추구하는 요리의 이상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더욱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누가 별로고 누군 좋다 하면서 갈랐지만 보면 볼수록 다들 정말 열심히 고민했구나, 노력했구나, 힘들었겠구나 이런 것들이 느껴졌습니다.

’요리‘라는 소재로 이렇게 표현했지만,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적용하면 모두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은 예능이었습니다. 맛있는 요리들 때문에 식욕이 올라 엥겔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부작용일까 아닐까를 고민하면서 간만에 재미있게 본 서바이벌 예능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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