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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둥실 영화&드라마 리뷰

<파묘> K-오컬트 천만 영화, 당연히 봐야 할 영화

by 김둥실. 2024.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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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싫어했는데

저는 공포 영화를 아주 싫어해서 웬만해서 제 돈 주고 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관심도 없었던 '컨저링' 시리즈로 시작해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를 보면서 K-오컬트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는데 이번에 앞선 두 영화를 만든 장재현 감독의 '파묘'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파묘를 본 이유

오컬트 영화지만 크게 거부감이 없었던 이유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최애 배우, 최민식 배우가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최민식 배우의 흥행 성적이 최근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던 터라 이번 영화는 잘 됐으면 했는데 결과적으로 K-오컬트 사상 처음으로 천만 영화가 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이 330만이었는데 대박을 터트린 영화였죠.

영화 파묘 줄거리

영화는 땅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 풍수사, 장의사, 무당, 법사들이 알 수 없는 흉흉한 기운이 거센 묫자리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전 작품에서도 그랬고 감독의 스토리 전개 능력은 뭐 말할 것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후반부 많은 의미가 담긴, 갑작스레 장르가 변경되는 듯한 느낌은 좋은 흐름에 살짝 튄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야기를 곱씹어보면 또 막 아예 말도 안 되는 그런 내용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영화가 별로였다면 이렇게 흥행하지도 않았을 것 같네요.

영화 속 배우들과 이스터에그

배우들의 역량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 하나 불안하지 않은 라인업이었죠. 최민식 배우와 유해진 배우로 묶이는 올드 조합과 김고은 배우, 이도현 배우로 묶이는 영 조합의 조화가 신선했습니다. 묘하게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엄청 파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오컬트 장르 특성상 뒤로 갈수록 조금 낯선 행동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낸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또 독립운동가들과 관련한 이스터에그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물들의 이름과 차 번호 등 다양한 장면에서 독립운동과 관련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도현 배우가 분한 '윤봉길 이름 때문에 그냥 비슷하다고 했는데 엄청나게 숨어있었더라고요. 그런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들

다른 리뷰를 살펴보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장르를 ’공포‘로 생각하고 보면 앞서 말한 것처럼 후반부 ’튀는‘ 부분이 이상할 수 있지만, ’재난‘ 혹은 ’오컬트‘ 등 좀 더 세분된 장르로 받아들이면 말 그대로 굉장하다 느껴진다고 합니다. 나도 재미있게 봤는데, 회사에서는 평이 조금 안 좋았는데 친구 한 명은 완전히 빠져서 n 회차 돌기도 했더라고요. 그만큼 크게 갈리는 것 같으니, 처음부터 어떤 마음으로 볼지는 앞으로 관람할 당신의 몫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추/비추천으로 정하자면 저는 추천 쪽을 택하겠습니다. 장르물의 흥행을 바라는 부분도 있고, 그만큼 퀄리티 측면에서는 절대 나쁘지 않으니 혹여 계속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그 ’튀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 그 맛이 사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극장이 어렵다면 적어도 사운드가 빵빵한 곳에서 관람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겠습니다. 장재현 감독의 모든 시리즈가 그랬지만 공포 장치의 대명사인 ’점프 스케어‘는 전혀 없고, 시종일관 분위기 하나만으로 압도하는 그런, 정말 섬찟하고 찝찝하고 막 오묘하게 불쾌하고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게 바로 K-오컬트의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는 K-다크어벤져스?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장재현 감독의 작품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 그리고 이번 영화 「파묘」까지 세계관을 공유하는 그런 작품이 하나 나오면 마니아층에게 굉장한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간 K-다크 어벤져스 느낌이랄까. 재밌을 것 같으면서도 조금 유치할 것 같지만 세계관을 공유해서 신부 강동원, 목사 이정재, 풍수사 최민식이 한 앵글 안에 잡히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가면서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 감독의 뚝심과 연기 구멍 하나도 없이 꽉꽉 채워 분위기를 압도한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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