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부자 1위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이재용 회장과 메리츠금융지주의 조정호 회장 간 주식 평가액 격차가 불과 5%대로 좁혀졌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 회장의 주식가치가 급등하고 있어 조만간 국내 주식 부자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정호 회장, 주식 재산 12조 원 돌파… 메리츠 주가 상승 영향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주식가치는 12조 2183억 원(2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일(12조 229억 원) 대비 하루 만에 1955억 원이 증가한 수치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51.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SK증권도 지난 20일 메리츠금융지주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자회사들의 이익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회장, 삼성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2600억 원 증발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5.45%), 삼성물산(-2.86%), 삼성화재(-1.64%), 삼성전자 우선주(-1.11%) 등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하루 만에 2600억 원 넘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2조 9201억 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조 회장과의 격차는 불과 5.4%로 좁혀졌다.
삼성생명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 실적도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다수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국내 주식 부자 1위 바뀔 가능성?
한국CXO연구소는 “현재 추세라면 조정호 회장이 국내 최고 주식 부자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 부자 1위’ 타이틀을 놓칠 경우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전략을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다음처럼 분석했다.
“이 회장이 국내 최고 주식 부자 타이틀을 반납하게 되면 삼성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
모든 방안을 동원해 주가 상승에 힘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재용 회장이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인지, 조정호 회장이 새롭게 등극할 것인지 주식 시장의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