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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둥실 영화&드라마 리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색다른 멀티버스 영화, 판타지와 드라마가 합쳐진 명작

by 김둥실. 202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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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다고 소문난 영화

유튜브를 통해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현지 반응이 미쳤다는 소식+멀티버스를 다룬다는 소식 등 구미가 당기는 소식들이 가득해서 기다렸다가 보고 왔습니다. 예고편에서는 굉장한 B급 영화 같은 느낌이 가득했지만, 실제로 보면 상당히 굉장한 B급 느낌이 든 A급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과 멀티버스가 합쳐진 이야기

전개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조크나 상징적인 장면들도 있어서 솔직히 말하면 영화의 모든 것들을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후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 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는 서사를 중심으로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독특하면서도 복잡한 구성에 어지럽기도 했습니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영화의 가장 큰 재미 요소는 양자경과 스테파니 수, 케 후이 콴 세 명의 연기 떄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가 이 세 명을 중심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다양한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다양한 각자의 인물을 연기하는데 연기 경력이 상당히 되는 양자경과 케 후이 콴은 그렇다 치지만 스테파니 수는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그들에게 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홍콩 영화에 미쳐 성룡의 모든 시리즈를 섭렵할 때, 동시대에 이름을 떨치던 양자경이라 액션 장면 또한 아주 볼 맛 납니다. 뭔가 그때 감성이 떠오르기도 했었습니다.

캐스팅 비하인드

원래 이 영화는 성룡에게 먼저 갔다고 합니다. 성룡이 현재의 양자경 역을 맡기로 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성룡은 하차하고 양자경이 맡았다고 하는데, 배우로서의 성룡을 좋아하는 나는 성룡이 이 영화를 찍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양자경이 주연을 함으로써 영화의 퀄리티가 이렇게 살아난 게 아니겠냐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랄까 성룡이 주인공이었다면 똑같은 액션씬을 찍어도, 더 자연스러웠겠지만, 뻔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근데 또 재미있는 부분은 케 후이 콴이 성룡을 닮아서 그의 액션 장면을 볼 때마다 '성룡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재미 요소도 쏠쏠하다는 점.

멀티버스의 색다른 해석

이제는 MCU의 주요 소재가 되어버린 '멀티버스'라는 것을 완전 색다르게 표현함으로써 말도 안 되게 복잡해진 MCU 대신 멀티버스라는 것에 조금은 환기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각 멀티버스의 능력을 끌어다 쓴다는 설정도 참신했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은 설정들이 많았습니다. 외려 MCU보다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더 확장되게 사용한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멀티버스'라고 하는 소재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너무 복잡하고 어지러운 전환들은 보는 사람에 따라 불호로 작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깊어지면 영화를 따라갈 수 없어서 처음에는 신중하게, 깊이 생각하며 보다가 나중에는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있는 힘껏 영화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시지 손가락이니 돌이니 이게 뭔가 싶을 때도 의문보다는 감탄이 나왔고, 진짜 말도 안 되는데 또 그냥 보면 말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나의 감성도 멀티버스처럼 왔다갔다

아주 초반 전개는 갑갑한 주인공의 삶에 조금 지루하기도 하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 어떤 캐릭터가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을 기대하며 본다면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달할 때쯤이면 몽글몽글한 감정이 샘솟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이 팍! 터지지는 않지만 재채기가 나올락 말락 할 것처럼 한껏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습니다. 심오할 것 같으면서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슨한 영화판에 긴장감을 주는 감독들이 좋은 의미의 또라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지만 저는 '하오하오'를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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