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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둥실 영화&드라마 리뷰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 마블 영화 추천...안 하는 영화, 아쉬움 가득한 시리즈

by 김둥실.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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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 안 들려요?" 덕후들 빠지는 소리

마블 영화 리뷰를 할 때면 항상 했던 말이 "자타공인 마블 빠돌이"였는데, 인피니티 사가가 끝난 후부터 관심이 식다가 "토르: 러브앤 썬더" 이후 관심은 식다 못해 짜게 눌어붙어 버려서 요즘은 영화관에 MCU 영화가 걸려도 잘 보러 가지 않게 되었다. 주역들의 퇴장 이후 이를 이어가려는 광활하게 펼쳐 놓은 세계관을 알차게 조합해야 하는데 그 조각들 하나하나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다. 얼마나 큰 그림을 그려놓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이면 나중에 큰 그림이 완성되어도 그 또한 볼품없는 꼴이 되지 않을까.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도 영화를 보기 전 평들이 좋지 않아 보러 갈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디즈니 플러스에 공개될 때까지 보지 않았고, 2월 어느 날 간만에 짬이 나서 기대 가득 보기 시작했다가 아쉬움만 가득한 마무리로, 의미는 있었지만 그게 다였던 영화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블랙팬서>는 너무 좋았는데

채드윅 보스만의 사망 이후 블랙팬서 시리즈의 방향은 크게 변했고 이번 영화는 그를 추모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려야 했다. 복잡한 내용을 잘 풀어야 했으나 결국 꼬여 있던 것들의 일부는 차라리 끊어내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특히 '아이언 하트'의 등장을 굳이 이 영화에 넣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그 무엇도 자연스럽지 않았고 만들어 낸 슈트, 그러니까 아이언 하트의 마크 1이라고 할 수 있는 것 또한 실망스러웠다. 나는 캡틴보다 토니 스타크를 더 좋아하기 떄문에 그에 대한 애정도 상당한데, 그런 사람의 입장에서 아이언 하트는 뭐랄까 아예 계승하던가 그게 어려웠다면 아예 새로운 캐릭터여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와 이도 저도 아닌 슈트, 무엇보다 그것을 표현한 구현력 또한 다 떨어졌고 2008년의 "아이언맨"보다도 못한 조악한 퀄리티는 일본의 전대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아쉬움 가득한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

영화 전체적인 이야기는 그럴듯했다. 와칸다에 위기가 왔고 블랙팬서 없이 이를 헤쳐 나가는 남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블랙팬서를 계승하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 등 요소요소 "블랙팬서"의 고유성을 잘 녹여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 명분을 위해 추가한 설정들, 또 그것들의 명분을 위한 서사까지 한 편에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무리였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공사 구분 없이 자주 듣는 말이 "선택과 집중"인데 이 영화에 가장 필요한 것이 그게 아니었을까. 정신없이 산개한 것들을 전부 주워 담지 못한 것이 이 영화가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떡밥은 잔뜩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머, 아이언 하트, 그리고 새로운 트찰라까지. 새로운 떡밥들은 계속 뿌려대고 있으니 도대체 MCU에서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수습하려 하는지 궁금하긴 했다. 떡밥들은 계속 나오고 이를 회수하기 위한 다양한 작품들도 만들고는 있지만 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고 자연스레 흥미를 잃게 되니까,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거진 10년을 넘게 마블 빠돌이로 살아오면서 그들이 던지는 떡밥과 그것들을 추측해 가며 한껏 기대하고, 이후 영화나 드라마가 공개되었을 때는 기대에 부응하는 퀄리티를 보여줬던 과거와는 다르게 요즘의 작품들은 약간 양산형, 공장형, 찍어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내 기분 탓인 건지.

의미는 있었지만, 좀 더 분발해라 마블

아쉬움 가득한 영화였지만 채드윅 보스만을 위한 추모는 확실했고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이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하지만 MCU에서는 그의 부재를 어떻게 메꿀지 새로운 방향을 잡았고, 영화 후반부에 보여준 떡밥으로 미루어 보아 본격적인 새로운 시대는 아마 다음 편부터가 아닐까 싶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또한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다. 진짜 아무리 별로였던 영화들도 재밌게 보는 나로서는 웬만하면 정말 다 재밌게 보는 데 갈수록 아쉽기만 한 MCU가 너무 야속하기도 하다. 그래도 시간은 흘렀고 MCU가 정신을 차렸다고 하니 더 늦지 않는 선에서 다시 한번 나 같은 빠돌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 영화 리뷰를 하고 싶었지만 아쉽다는 소리만 반복한, 정말 아쉬웠던 영화의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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