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인생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30년 정도밖에 살지 않았지만 감히 인생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신원호 PD의 정말 좋은 작품 "슬기로운 의사생활" 첫 번째 시즌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이미 다음 시즌과 스핀오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방영을 앞두고 있지만, 사회적인 이슈로 잠정 연기되어 아쉬움이 가득해 그 마음을 담아 리뷰해보겠다.
굉장한 케미를 보여주는 주조연들의 조합
첫 번째 시즌의 드라마 속 99즈 a.k.a 미도와 파라솔의 케미는 상당했으며 수준급의 조연들도 그 케미를 뒷받침해 주었고, 제작진의 연출력 또한 상당해 모든 밸런스가 알맞게 갖춰진 드라마로 이 드라마가 가진 특유의 감성이 오롯하게 전달만 된다면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꽤 상위권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시작해 슬기로운 시리즈까지 이어 나가는, 신원호 PD를 필두로 하는 제작진의 능력은 매번 드라마를 거듭할수록 엄청나지고 있다고 느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캐릭터들 간의 관계 정리 및 감정의 변화, 굴곡, 흐름과 더불어 버려지는 장면 없이 사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슬의생, 다음 시즌은?
신원호 PD는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시즌제로 기획했으며 한국의 #프렌즈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어떤 드라마든 다 그렇지만 시즌제는 출연진 모두가 이탈하지 않아야 진정한 시즌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연출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다음 시즌의 완벽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든 출연진이 유지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배우들끼리는 농담으로 시즌 8까지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하니까 계획한 시즌까지는 순탄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는 조정석 배우가 연기한 이익준 교수. 의대 수석 입학, 수석 졸업의 천재에 노는 데도 빠지는 곳 없는 중심인물. 그렇지만 이런 모습을 떠나서 친구들이나 환자들을 챙기는 면에서 그 센스와 섬세함이 진짜 멋있었다. 보면서 계속 저런 (친구 말고)친한 형이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인생의 닮고 싶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고민이 있을 때 방향을 잘 잡아줄 것 같은 그런 (형 아니고) 형아. 마지막 화에서 엄청난 떡밥을 던지고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마 다음 시즌 스토리의 뼈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헛된 바람도 괜히 끄적거려본다.
획기적이었던 주 1회 편성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변화하는 제작비, 노동 환경 등을 고려하여 주 1회로 방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인기를 얻었는데 배우들의 인터뷰에서도 나왔지만 변화한 제작환경 때문에 더욱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한 영상물을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어쩌면 이런 변화가 또 다른 제작 및 시청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 또한 보통 드라마는 몰아봤는데, 슬의생은 일주일에 한 번뿐이라 유독 본방을 지켜내기도 했다. '주 1회'라는 특이성이 오히려 좋은 효과를 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메디컬 드라마지만 메디컬보다 드라마에 집중한 드라마
병원을 중심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는 그동안 많이 나왔지만 이 드라마가 다른 메디컬 드라마보다도 큰 인기를 얻은 이유는 단연 메디컬 드라마를 가장하고 ‘휴머니즘이 담긴 그저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거나 서로 간의 시기와 질투도 담겨 있고, 그렇지만 또 그 속에서 꽃 피는 사랑과 우정도 있고(눈물도 이힜네헤에-). 어쩌면 이런 드라마가 이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내가 공감할 수 없어서 몰랐다가 지금 내 나이와 이 드라마가 타이밍이 맞아 그럴 수도 있다고도 생각해 봤지만 그러기엔 너무 잘 만들었는걸?
첫 번째 시즌이 끝나면서 던져진 떡밥들이 과연 두 번째 시즌에서 어떻게 풀어질지, 99즈도 기대되지만 그들과 엮여있는 주변 인물들 또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 안치홍 선생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의 성장이나 장겨울, 추민하 선생들의 사랑, 비둘기 커플의 미래 등 현재의 그들이 이후 어떻게 변화할지 또한 너무 기대된다. 2021년 새로운 계절에 두 번째 시즌이 돌아온다고 하니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괜히 신나서 떠들어 본 뒤죽박죽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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