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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둥실 영화&드라마 리뷰

<파일럿> 넷플릭스 코믹 영화, 장르가 조정석

by 김둥실. 2024.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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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파일럿 기본 정보

개봉 당시 재미있다는 평이 가득해 굉장한 흥행을 보여줬던 영화 '파일럿'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파일럿'은 손익분기점이 220만 명이었는데 그의 두 배 이상인 약 470만 명 관객 수를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넷플릭스 영화 '파일럿'은 스웨덴의 영화 'Cockpit'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파일럿 중심 소재

영화는 기본적으로 젠더 갈등을 기본 축으로 하고 있다. 항공사 안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성차별, 희롱 발언 등이 사건의 중심이 되며 주인공 '한정우'는 이 사건에 휘말려 직장을 잃었다가, 자기 여동생 신분을 빌려 여성으로 입사해 반대로 그 일들을 겪어보는 사람으로서 등장한다.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흥미로웠지만 끝으로 갈수록 조금 그 기준이 희미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원작을 보지 않았지만 다른 평에서도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해 '블랙 코미디'의 색이 바랬다는 얘기도 있었다.

영화에서 중심으로 다루는 이 젠더 이슈가 잘 녹아들었는지를 보자면, 영화 속 '노정욱'은 우리가 흔히 잘못됐다고 말하는 시대착오적인 성 관념을 가진 캐릭터이고 '서현석'은 능력은 없지만 여자들한테 찝쩍거리는 캐릭터로 나오면서 일부 남자들의 문제점에 대해 풍자한다. 또한 반대의 위치에서 최종 빌런으로 등장하는 '노문영'은 여성으로써 할 수 있는 잘못된 페미니즘을 보여주면서 젠더 이슈의 중심을 잘 맞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들을 제외하고 주인공 한정우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윤슬기'라는 캐릭터는 조금 애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장한 '한정미'의 조력자로 있다가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의 봉합이나 해결이 원만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가 끝나 버려서 이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국내 상업 영화 중에서 젠더 이슈를 이렇게 활용한 것 자체는 좋았지만, '코미디'라는 장르로써 적절히 섞였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따르기도 한다. 재미있는 장면도, 진지한 장면도 있지만 두 분위기가 따로 노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히려 이 때문에 조정석 배우의 장기인 '능청스러움'이 많이 가려지는 것 같기도 해서 아쉬웠다.

영화는 젠더 이슈 외에도 항공사 특유의 경직된 관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한정미' 부기장으로 재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핸들을 주지 않는 서현석 기장의 모습은 과거 항공사 내 부기장들의 억압적인 상하관계 등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부기장의 요청이나 조언을 건네지 못해서 실제로 큰 사고로 이어진 일들이 있었고, 이런 부분을 잘 녹여내어 기장과 부기장 사이의 관계를 잘 나타냄과 동시에 문제점을 잘 짚었다고 한다.

코믹적인 요소들은 좋았다

이런 사회 비판, 풍자 관련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아주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조정석 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능청스러움과 그 능청스러움을 배가시키는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별생각 없이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특히 '한정우'와 '한정미'를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다가 속눈썹을 깜빡하고 선글라스로 급히 눈을 가리다가 눈을 찌르는, 그런 장면들이 깨알 웃음 포인트였다. 원체 '헤드윅'으로 트랜스젠더 연기도 능통했기에 조정석 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장남자'의 웃음 포인트도 잘 잡아낸 것 같았다.

거기에 조정석 배우를 받쳐주는 조연 배우들도 좋았다. 사실 나는 한선화 배우에는 의문이 있었는데 '술꾼도시여자들'에서 만개해 이번에도 좋은 찐 남매 케미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신승호 배우와 이주명 배우도 마찬가지로 조정석 배우의 장기를 발휘하는데도 거기에 잘 맞춘 호흡을 보여준 것 같다. 이 외에도 영화 초반의 주목도를 잘 잡아준 유퀴즈 진행자 유재석, 조세호와 어쩌면 모든 사건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빠더너스 문상훈 등 카메오들의 적절한 활용도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코믹 요소들이 영화 중반부에 몰려있어 초반과 후반부에 다소 집중력이 깨질 수 있는 부분에 카메오들을 배치하면서 집중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든 것 같았다.

이제는 장르가 조정석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으니 잠깐 뜨는 시간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좋을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차치하더라도 조정석이라는 배우 특유의 코미디는 정말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블랙 코미디, 사회 풍자 다양한 말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정석 배우 원톱의 영화로 장르 자체가 조정석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장점을 볼 수 있었던 재미있는 영화였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그 역할은 톡톡히 하리라 생각하며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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